​AlWAYS

하루 24시간씩 일주일 아니,

언제나 한 가지 생각에만 빠져 있다면?

그 한 가지 생각이 고통으로 점철된 기억이라면?

고통에 흠뻑 잠긴 뇌는 점점 무거워지는데

떨쳐버리지 못한 채

그대로 망망대해에 빠지게 된다면,

뇌는 커다란 추가 되어

거대한 심연속으로

당신을 끌고 들어갈 것이다.

​

그리고 머지않아 당신은

다른 방식으로 숨 쉬고 있는

자신을 발견하고야 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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코도 입도 아가미도 아닌 것으로

숨을 쉬며 사람이라고 우기지만

사람 아닌 존재로 살 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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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숙자 선배 노인의 도움이 없었다면

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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뇌의 기억만 없을 뿐

신체 장기는 과거의 나를 기억하는지

각종 심혈관계 질병들이 치고 올라왔고,

노인의 주선으로 의료봉사 시설에 가서

급한 치료와 약을 제공받지 않았으면

지금의 나는 또 다른 세계에 존재하고 있겠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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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역에 자리한 지 2년쯤,

노인을 안 지는 1년 6개월 되던 어느 날,

그는 내 옆에 웅크린 채 죽어갔다.

나는 그의 죽음 옆에서

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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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의 새벽,

나는 그가 죽어가는 것을 느끼면서도

등을 기대 누운 채

내 몸의 온기를 나눠 줄 뿐이었다.

​

독고.

노인은 자신을 독고라고 밝히며

기억해 달라고 했다.

그는 독고가 이름인지 성인지 덧붙일 기력이 없었고,

나 역시 물어볼 의욕이 없었다.

​

다음 날 아침,

독고는 죽었고

나는 그를 기억하기 위해

' 독고 '가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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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불편한 편의점 中 P227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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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수첩을 습득하신 분은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.

사례하겠습니다. 라는 글귀가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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습득하신 ' 분 '이라니

잠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고,

나도 모르게 몸을 일으키게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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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중전화로 간 나는

파우치 속 동전지갑에서

꺼낸 동전으로

전화를 걸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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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시 뒤 나이 든 여성의 상기된 목소리가 들려왔다.

그녀는 서둘러 서울역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.

그게 사장님과의 첫 만남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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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파동 골목의 작은 편의점 ' ALWAYS '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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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장님의 제안을 수락한 뒤

술을 끊고 편의점 일을 시작한 것은,

아마 내 안의 마지막 생존 본능 때문이었던 것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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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 역시 살아 있어야 할 최후의 이유가 있어

알코올중독마저 잠재우고

이 피난처를 찾은 건지 모르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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쪽방에서 긴장을 내려놓고

한낮 늘어지게 누워있으면

그곳이 바로 치료 병동인 듯했고,

야간 알바를 하기 위해 일어날때면

지병마저 달아난 듯 개운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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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과 죽음의 평균대에서

늘 죽음쪽에 매달려 있었는데

이제 점점 평균대 위로 올라와

살며시 팔을 벌리고 균형을 잡고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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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자 놀랍게도 머리속에도

피가 돌기 시작했다.

동료의 질문에 답하며

생각의 속도가 빨라졌고,

손님을 응대하며

더듬거리던 말투도

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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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마디로 사람 구실을 하게 됐고

냉동인간의 뇌처럼 얼어 있던 그곳에

열선이 깔리는 게 느껴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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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억과 현실 사이에 놓인

빙벽이 녹아내리고 있었고,

서서히 빙하 속 매머드 같은

덩어리들이 목격되기 시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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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의점 일에 숙달될 수 록

기억은 더욱 활성화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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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의점 야간 알바 월급이

지난 몇 년간 구걸과 습득으로 번 돈을 능가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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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겨울만 나자고 생각했다.

노인 독고가 죽은 그 겨울이 생각나자

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.

그 굳은 등짝의 차갑고 서눌한 기운이 떠올라

조금이라도 더

' 따뜻한 곳 '을 찾게 되었는지 모르겠다.

​

무엇보다 편의점이 아닌가.

편의점에서 조금이라도 편히

이 겨울을 보내 마지막 기운을 차리자.

​

봄이 되면 ' 독고 ' 라는 호칭마저 버리고

진짜 무명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자.

힘이 남았을 때 서울역을 떠나 이 도시를

가로지르는 큰 강의 다리 한 곳에서 뛰어내리겠다

마음 먹었다.

​

이 겨울 이곳에서 나는 그 뛰어내릴 힘을 벌어보겠다

다짐을 했다.

​

-불편한 편의점 中 P229~230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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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머리속에서도 전염병이 돌듯

하나의 생각만이 나를 잠식하고 있었다.

전염병 같은 기억들이

내게 ' 진짜 삶 '을 ' 선택 '해야 할 때라고

외치고 있었다.

신기했다.

죽음이 창궐하자 ' 삶 ' 이 보였다.

​

나는 마지막 삶이어도 좋을

그 ' 삶 '을 찾으러 가야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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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불편한 편의점 中 P242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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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러분 이 채널 이름이 ' 편편채널 '이지만

사실 편의점 일은 힘듭니다.

일이니까요.

무엇보다 손님이 편하려면

직원은 불편해야 하고요.

불편하고 힘들어야

서비스 받는 사람은 ' 편 ' 하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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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이걸 깨닫는 데에만 1년이 걸렸어요.

여러분도 짧은 알바 기간일지라도

불편함을 감수하고

손님에게 ' 편의 '를 제공하세요.

​

저는 그런 불편한 여러분을

조금이라도 ' 편 '하게 해드리겠습니다. ^^

이상 오늘의 ' 편편 채널 '이었어요.

​

-불편한 편의점 中 P249-

​

삶은 ' 관계 '였고

관계는 ' 소통 '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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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 행복 ' 은 멀리 있지 않고

내 옆의 사람들과 ' 마음 '을 나누는 데 있음을

이제 깨달았다.

​

-불편한 편의점 中 P252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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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 강 ' 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

' 건너가는 곳 '임을

' 다리 '는 ' 건너는 곳 ' ​이지

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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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물이 멈추지 않았다.

부끄럽지만 살기로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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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울 것을 돕고

나눌 것을 나누고

내 몫의 욕심을 가지지 않겠다.

​

' 삶 '이란 어떻게든 ' 의미 '를 지니고

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,

겨우 살아가야겠다.

​

기차가 ' 강 ' 을 건넜다.

눈물이 멈췄다.

​

-불편한 편의점 中 P266-

​

눈물로 시작해서

강에 빠지려 하고

다리에서 뛰어내리려 하던 사람이

​

' 강 '을 건너면서

눈물이 멈추는 걸로 끝납니당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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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가 아니라 ㅋ

강에 빠지지 말고,

그 ' 강 '을 건너오 인데용ㅋ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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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이 아닌

' 사랑 '에 빠지고

그 강을 님과 ' 함께 ' 건너고 싶네용~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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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면 저도

눈물이 멈출 것 같아용 ^^♥

힘겨운 오늘을 살아가는

우리들에게 다가온

조금 특별한 편의점 이야기 ​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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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역 홈리스로 지내면서도

자기의 안위보다는

지갑을 잃어버린

낯선 부인의 안부를 걱정하는

' 독고 ' 씨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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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독고를 향해

우정과 치유의 손길을 내미는

편의점 사장 염 여사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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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사람의 아름다운 우정의 역사는

코로나 사태 이후

고독과 불안을 더욱 예민하게 느끼게 된

우리들에게 눈부신 영감의 씨앗을 심어주는데용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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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두가 무시하고,

외면하고,

회피하던

홈리스 ' 독고 ' 씨의 ' 변신 '은

어쩌면 덜 놀라운 사실인 것 같아용 ^^

​

독고 씨의 ' 진짜 재능 ' ​은

많은 사람을 너끈히 구할 수 있는

눈물겹도록 ' 따스한 마음 ' 이기에. ^^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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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삶은 관계였고,

관계는 소통이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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